2012년 9월 17일

2010년 4월 11일

어떤 것으로 채울까?

집 하인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나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길 것 임이니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느니라. 눅16:13




▲배고플 때와 배부를 때.. 밥이 다르게 보입니다.

제가 배가 고프면, 집에 가서 밥 달라고 해요. 그런데 밥이 늦어지면, 못 참아 가지고, 냉장고를 열고 아무거나 꺼내서 막 먹어요. 다 먹고 날 즈음에, 아내가 금방 해 놓은 밥을 퍼서 주는데.. 먹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금방 해 논 밥을 공복으로 바라 볼 때와 배를 가득 채운 후에 바라볼 때와는... 같은 밥인데, 완전히 다르게 보입니다.

내가 배부를 때 보는 빵과, 배고플 때 보는 빵... 완전히 다르죠. 배부를 때 보는 빵, 집에 쌓여 있어도.. 나중에 그냥 버립니다. 그런데 내가 배고플 때는.. 허접한 빵이라도 게 눈 감추듯 먹어치웁니다.



▲마찬가지로, 돈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집니다.

내가 먼저 하나님(말씀을/은혜를/임재를)으로 가득 채웁니다. 그리고 나서 돈을 쳐다보면, ‘나를 위해서 돈이 어느 정도 필요한가’ ... 그 액수가 명확하게 보여요. 돈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으로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돈을 보면.. 너무너무 맛있어요. 그런데 아무리 아무리 돈을 먹어도.. 배가 안 차요. 마음에 전혀 만족이 없어요. 그래서 사람들을 일평생 ‘조금만 더 가지면 만족하겠지..’ 하며 삽니다.

돈을 ‘액면가’original value 그대로 정확하게 바라보려면 내가 먼저 하나님을 잔뜩 먹고 나서, 배부른 상태에서 돈을 봐야, 나를 위해서 돈이 어느 정도 필요한가 알 수 있다는 말입니다.



▲가족도 마찬가집니다.

아내를 바라보는 눈도, 남편을 바라보는 눈도 같은 원리입니다. 내가 뭔가 지금 ‘굶주려 있는 상태/공허한 상태’에서 아내를 바라보면, 아내가 나의 공허함을 채워줘야 하는 대상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만족이 안 됩니다. 내가 배부른 상태에서 보는 아내가.. 진짜 아내의 모습/가치입니다. 그 때라야 아내의 모습/가치를, 제대로 발견할 수 있어요.

자식도 마찬가지에요. 내가 사회에서 뭔가 잘 안 풀려서 기가 죽어 있습니다. 그러면 자식을 바라볼 때, ‘너라도 공부를 잘 해서, 이 애비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면 안 되겠니?’ 괜히 자녀에게 부담만 잔뜩 주게 됩니다. 그러나 내가 배부른 상태에서 보는 자녀가.. 진짜 자녀의 모습/가치입니다. 그 때라야 자녀의 가치를, 제대로 발견할 수 있어요. 그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자기 고유의 인생/사명’이 똑똑히 보입니다. 자녀가.. 부모의 부족함, 허전함을 채워주는.. 어떤 소모품, 희생양이 아닌 거죠.



▲하나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는 말씀은

하나님으로 배부르면, 돈이 시시하게 보이고, 돈으로 배부르면, 하나님이 시시하게 보인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과 돈으로 동시에 내 영혼을 배부르게/만족하게 못 한다는 뜻입니다.

로마 시대 때 하도 먹을 것이 많으니까, 로마 귀족들이 배는 한계가 있고 해서 먹고 나서 토하고.. 또 맛있는 것 먹고 또 토하고... 그랬다죠? 그래서 하인들이 항상 잔치자리에 준비하고 있다가, 그 구토물들을 받아 내거나, 잔치 도중에도 계속 청소했다는 역사가 내려져 옵니다.

사람의 배는 하나입니다. 거기다가 여러 개를 같이 못 담습니다. 하나님으로 채우면.. 돈을 토해내야 하는 거고, 돈으로 채우면.. 하나님을 토해낼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을 토해 내고, 그 빈자리에 돈을 또 더 채워 넣어야 하니까요.

하나님의 사서(성령님)

성령님은 도서관의 사서

A. B. 심슨이 쓴 「성령님에 대한 묵상」중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평소에 국회 도서관의 귀중한 가치에 대해 역설해온 한 유력한 하원의원이 어느 날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의원님같이 바쁘신 분이 연구와 조사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못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도서관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알고 계시며, 주어진 논의 주제가 어느 책의 몇 페이지에 있는지를 그렇게 잘 찾으십니까?"
그 하원의원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 그것은 아주 쉬운 일입니다. 아주 훌륭한 우리의 사서 덕분이지요. 그는 모든 책과 주제를 잘 파악하고 있어서, 완벽하게 그 일을 해냅니다. 우리는 다만 필요한 주제와 관련된 권위 있는 책을 찾아달라는 메모를 써서 사무실의 어린 사환을 시켜 그에게 보내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 사환은 얼마 안 있어 우리가 원하는 정보가 담긴 책의 해당 페이지를 펼쳐서 가지고 돌아옵니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사서(성령님)가 계십니다. 그 분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보다 성경을 훨씬 더 잘 이해하시며, 우리의 관찰자며 안내자로서 성경의 의미를 알려 주실 뿐만 아니라, 그 말씀을 삶의 모든 필요 가운데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우리에게 새로운 영적 시각과 이해할 수 있는 기관을 주시는 것은 성령님의 특별한 사역입니다. 그 사역으로 말미암아 우리 영혼은 거룩한 것들과 그 실체들을 직접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는 성령을 의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가 자기 스스로 생각나는 것과 세상에서 들은 지식들로 하나님을 연구하여 깨닫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2010년 1월 13일

윤종일 신부님 편지입니다.


제목: 윤종일 신부님 편지입니다.

생명의 강을 살립시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는 참 아름답습니다. 새벽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석양에 반짝이는 금빛물결은 신비감을 자아냅니다.
 
팔당의 금빛물결은 서울시민의 생명수이고 여기서 생산되는 유기농산물은 수도권 시민의 건강식품입니다. 이렇게 한강은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어머니입니다.
 
그런데 지금, 어머니인 강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양수리 아름다운 풍경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강변의 갈대가 베어지고 강바닥이 파헤쳐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멘트로 둑을 쌓고 보를 만들려고 합니다. 강이 파괴되고 무수한 생명체가 죽어갈 것입니다. 4대강 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많은 의문점을 안고 있습니다.
 
1. 4대강 사업의 진실성이 의심스럽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6월에 국민의 반대에 부딪혀 <한반도 대운하>건설을 철회했습니다. 2009년 6월에 4대강 사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대운하에 대한 소신을 꺽지 않고 나중으로 미루고 9월부터 4대강 사업을 실시했습니다. 대운하에 버금가는 보와 수심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4대강 사업의 핵심내용은 강바닥 준설과 보 설치입니다. 20개 보와 4-6m의 수심은 대운하 포기선언의 진실성을 의심하게 합니다.
 
2. 4대강 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이 갑니다.
 
4대강 사업은 홍수대비, 수질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견해가 다른 전문가들에 의하면, 4대강 사업의 보와 둑이 오히려 수질을 오염시키고 홍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22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이 사업이 지속적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지 않고 대형건설사의 이윤확대와 일시적인 고용효과만 일으킨다고 합니다.
 
엄청난 토지보상비와 사회기반시설 투자예산 삭감은 미래성장동력을 약화시킬 것입니다. 교육과 복지예산의 축소는 많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시킬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의 실효성과 정책의 결정에 의문이 갑니다.
 
3. 4대강 사업의 조급성이 국민을 불안하게 합니다.
 
산과 강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사업입니다. 산림을 육성하고 강물을 잘 관리하여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은 정부의 우선적 정책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정비사업을 제대로 잘 하여 아름다운 강산을 후손에게 물려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치산-치수사업은 그 역사와 함께 오랜 세월에 걸쳐 진행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국민들이 자신들의 고향인 이 강산을 살려내는 사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4대강 사업을 생태자연과 조국에 대한 국민의 사랑을 키우는 계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전투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사업에 있어서 지켜야 할 법과 질서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국가재정법을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개정하여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제외시켜 국민의 세금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4계절에 따른 변화를 숙고해야 할 환경영양평가를 4개월안에 마치고 사전환경성 검토도 없이 착공하였습니다. 정부는 이 사업을 2011년까지 60%를 완료하겠다고 합니다. 이런 속도전에 국민은 불안해 합니다.
 
4. 4대강 사업의 지속성에 회의적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행정의 효율성을 내세워 세종시 원안을 수정하려고 합니다. 전임 정부의 지방균형발전 정책을 부정하면서 세종시 원안의 지속적인 발전을 가로막습니다.
 
4대강 사업도 위의 진실성, 실효성, 조급성이 의심받으면서 후임 정부에 의해 그 지속성이 위협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4대강 사업이 지속가능하지 않는 사업이 된다면, 환경파괴는 물론이고 자원과 예산낭비로 인해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입을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은 국민의 70%이상이 반대하는 사업(2009.10.7. 경향신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편법과 탈법으로 4대강 예산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이런 불법적인 과정을 통하여 지금 이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혜로운 지도자는 자신의 생각을 접고 국민의 소리를 들을 줄 압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진실성이 의심받는 보의 수와 준설작업을 축소하여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고 완벽한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사업의 안정성을 검증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4대강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사업이 될 것입니다.
 
이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정당한 국민의 요구입니다.  나아가 이는 다가오는 지방자치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모든 피조물을 형제자매로 여긴 프라치스코 성인의 생태영성에 따라, 4대강 사업으로 고통받고 있는 피조물의 아픔에 함께 하고자 단식기도를 시작합니다.
 
2010년 1월 11일
 
양수리 프란치스코 수도회 원장신부 윤종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