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14일

뇌종양 투병 남편 희망 주려… ‘60시간 노래부르기’ 도전

뇌종양 투병 남편 희망 주려… ‘60시간 노래부르기’ 도전

[조선일보 2007-02-13 21:55]    








50대 주부, 15일 새벽까지 불러야 성공하면 기네스북 세계기록 경신


충북 진천군 이월면에 사는 50대 여성이 마침내 ‘60시간 노래 부르기’도전을 시작했다. 성공할 경우 ‘기네스북’에 오르는 세계 기록을 세우게 된다.

12일 오전 11시 반 서울 강남역 근처의 한 노래방. 취재진을 비롯해 10여명이 6평 남짓한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시간을 표시하는 대형 전자시계도 있었다. “자,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김석옥(여·52)씨가 마이크를 잡자 한국기록원 직원이 초 시계를 눌렀다. “지금의 내 행복은 당신이 만든 거야….” 김씨는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남편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직접 지은 ‘인연’이라는 곡으로 ‘노래 마라톤’을 시작했다.




김씨는 2006년 2월 이미 16시간 동안 280여 곡을 불러 이 부문 국내 기록을 가지고 있다. 영국 기네스협회에 따르면 이 부문 세계기록은 2006년 독일인이 세운 59시간12분.

김씨는 4년 전까지 아들과 딸을 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취미로 시(詩)를 쓰다 보니 시집을 냈고 노래를 좋아해 직접 음반을 내기도 했지만 취미일 뿐이었다. 하지만 남편 임복기(53)씨가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으면서 그녀의 삶은 달라졌다. 병원에 누워 있는 남편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노래를 불러줬다.

3분26초 동안 첫 곡을 부른 김씨가 몇 번 숨을 몰아쉬더니 두 번째로 서유석의‘가는 세월’(3분35초)을 부르고, 다음은 남진의 ‘가슴 아프게’(3분25초)를 불렀다. 쉬지 않고 노래 부르는 일은 ‘체력전’이다.

영국 기네스협회가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최소 2분 이상인 곡을 불러야 하고 ▲곡과 곡 사이에 최대 30초까지만 쉴 수 있으며 ▲시작하고 4시간까지는 같은 곡을 불러서 안 된다. 또 60분간 연속으로 노래를 하면 5분 쉴 수 있다. 2시간을 연속으로 부르면 10분을 쉴 수는 있는데 이 시간 동안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밥을 먹을 수 있지만 앉거나 누워서는 안 된다.

노래를 부르다 쓰러지는 상황에 대비해 구급차를 대기시켜 놓았다. 하지만 김씨는 주변의 걱정은 아랑곳없이 “아싸! 아싸!” 추임새를 넣어가며 노래를 이어갔다. 


김씨는 12일 도전 시작 후 25시간 넘게 강행군을 계속했다.


기네스월드 규정에 따라 잠깐 쉰 후, 13일 아침 9시 22분부터 오후 2시 25분까지 5시간째 노래 ‘릴레이’가 펼쳐졌다.


“밥먹고 잔 사람들보다 제가 더 씩씩하죠. 아싸!” 기네스월드 레코드 규정에 따르면 앉아서 노래를 불러도 된다. 하지만 김씨는 “서서 노래를 불러야 가수죠”라며 도전 내내 서 있는다.


13일 저녁 8시 50분 현재 김씨는 541번째 노래 조용필의 '길 잃은 철새'를 부르고 있다. 도전을 시작한 지 33시간째다. '60시간' 기록 달성에 절반을 넘어섰다.












▲ 1'60시간 노래 부르기' 도전자 김석옥(52)씨가 13일 새벽 0시 현재 224번째 곡 '최진사댁 셋째딸'을 부르고 있다. /정혜진 기자











▲ '60시간 노래 부르기' 도전자 김석옥(52)씨가 13일 오후 1시 30분 현재 432번째 곡 '소양강처녀'를 부르고 있다./정혜진 기자








'60시간 노래 부르기' 도전자 김석옥(52)씨가 13일 밤 8시 50분 현재 541번째 곡 '길 잃은 철새'를 부르고 있다. 33시간째 노래중이다. 절반을 넘었다. /정혜진 기자







[정혜진기자 hj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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