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14일

윈도우 비스타, 미운 오리새끼 되나?

[일간스포츠 박명기]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지난달 31일 한국시장에 내놓은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우 비스타’가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비스타는 TV·비디오 게임·음악·영화에 이르는 다양한 종류의 엔터테인먼트를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

출시 전 예견되었던 호환성과 액티스X 충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유저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국내 PC업계도 “비스타의 판매 부진 때문에 PC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MS를 성토하고 나서는 형국이다.




△ “호환성 해결 위해 그동안 뭐했니?”


정보통신부는 비스타 출시 전 “비스타 호환성 해결에 1~2개월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비스타를 접해 본 유저들은 각종 게시판을 통해 문제점을 털어놓으며 성토 분위기 일색이다.


현재 보안강화 기능으로 액티브X가 실행되지 않아 산업은행·수협 등 일부 은행들이 비스타로는 인터넷 뱅킹을 이용할 수 없다. 액티브X로 <리니지2> 등 온라인 게임도 내려받기조차 안 된다. 내려받아도 설치과정이나 실행 파일 에러가 문제다. 한 누리꾼은 “한컴오피스. 네로 등 응용 프로그램마저 설치되지 않거나 설치 후에도 문제가 생긴다”며 격정어린 불만을 쏟아냈다.


비스타 PC판매 부진에 결정적인 요인이 된 정통부의 윈도우 비스타 호환성 문제 발표도 한국MS가 사전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게 PC업체들의 시각이다. 국내 PC업계의 한 관계자는 “윈도우 비스타 PC 출시 전후로 각종 부정적인 정보를 접한 소비자들이 출시 후에도 장점보다 문제점을 떠올려 비스타를 외면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비스타 때문에 PC시장 전체가 부진한 것이 문제”라며 성토 분위기 일색이다.


△ “뭐하러 돈 더 쓰나”


비스타는 펜티엄 4 이상에 메모리 1GB를 갖추어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GB 메모리 이상을 권장한다. 기존 펜티엄 4 사용자라 하더라도 메모리를 추가로 구입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찮다.


또 펜티엄III나 그 이전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PC 사용자는 아예 PC 자체를 새로 구입해야 한다. 그러나 굳이 현재 PC에서 불편함이 없는 한 구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한 가지 더 사양이 확보된 PC라 하더라도 윈도우 비스타 운영체제를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역시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우선 일반 소비자에게 윈도우 비스타는 ‘찬밥’ 신세가 될 확률이 높다.


또 업그레이드 버전만으로도 완전판 버전 못지않은 완벽한 비스타 설치가 가능하다는 소문이 나돈다. 홈프리미엄 버전이 35만 9000원이지만 업그레이드 버전은 24만 2000원이다. 여기다 값이 더 싼 영문판을 구입해 한글 언어팩을 업그레이드하면 한글 비스타와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PC업체 한 관계자는 “어차피 호환성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 문제는 비스타의 장점보다는 문제점만 지나치게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MS의 보다 적극적인 문제점 개선 의지와 한국 유저를 위한 마케팅 전략이 아쉽다”고 말했다.


박명기 기자 [mkpark@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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