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12일

우르슐라, 외모도 마음도 '천생 한국인'

우르슐라, 외모도 마음도 '천생 한국인'
혼혈인이라 자랑스러워 평생 연기자로, 자선사업가로 살겠다"

남성 잡지 <맥심>에 실린 사진처럼 ‘섹시 글래머 스타’일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1일 오전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만난 한국계 혼혈 모델 우르슐라 메이스는 청순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사진 속의 그가 맞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다른 모습이었다.
우르슐라 메이스는 이날 새벽 한국에 도착했다.
혼혈 아동 보호시설을 방문해 후원물품을 전달하고 봉사 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새벽에 도착했지만 우르슐라 메이스는 피곤한 기색 없이 웃음을 잃지 않았다.
미식축구 스타 하인즈 워드와 혼혈 여배우 문 블러드 굿과 함께 미국에서 한국계 스타로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우르슐라 메이스는 떡볶이 김치전 비빔밥 등 매콤함 음식을 즐겨 먹고 만들 줄도 아는, ‘한국인’이었다.
우르슐라 메이스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평생 연기자로, 자선사업가로 살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지난해 미국 피플에 의해 <100인의>에 선정된 우르슐라 메이스는 외모 뿐 아니라 마음도 아름다운 한국인이었다.
▲한국을 방문한 소감은.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흥미롭다. 경제 성장으로 고층 빌딩이 뉴욕시를 연상시킨다.
▲여섯살까지 한국에 살았는데 기억이 나는가.
=내 머릿 속에 사진처럼 또렷이 찍혀 있다. 우리가 살던 아파트, 길거리에서 팔던 음식,엄마랑 생선가게에 갔던 일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이모가 동생을 등에 업고 다니 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엄마는 PX에서 일하셨기 때문에 할머니랑 이모가 우리를 많이 돌봐줬다. (우르슐라 메이스는 ‘엄마’ ‘이모’ ‘할머니’는 한국말로 했다)
▲한국에서 가 보고 싶은 곳.
=시내를 걸어보고 싶다.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장소를 찾아 한국의 역사를 배우고 느끼고 싶다.
▲혼혈 아동들에게 기부를 결심한 이유는.
=내가 태어나고 자랐고,엄마 고향이 한국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어려서부터 내가 어디에서 왔고 누구인지 자랑스러워 하라고 가르치셨다.
▲혼혈인이라 자랑스러울 때가 있다고?
=바로 지금이다. 이제 시작이다. 엄마가 그동안 희생하고 고생을 많이 하셨다. 이제 조금씩 보람을 얻는 것 같다. 엄마는 언제나 힘들게 일을 했다.
가끔 ‘많이 먹는데 어떻게 그렇게 날씬 하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한국인이라 그렇다고 답한다. 한국인은 뼈가 작다. 키는 미국인처럼 큰 데 날씬한 것은 내가 혼혈인인 덕분이다(웃음).
▲혼혈인이라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
=(아버지가 어려서 돌아가신 탓에) 엄마가 힘들게 일을 해야 해서 학창시절 내가 연극을 할 때 오지 못했을 때 너무 속상했다. 청소 요리 등 집안 일과 동생들 돌보는 것도 내 몫이었다.
지난 추수감사절에도 미국식 한국식으로 모든 요리를 다 했다. 친척들이 ‘어디서 배달해 왔냐’고 했을 정도이다. 오빠랑 남동생이 있다. 나는 둘 사이에 ‘젤리’처럼 끼어 있다(웃음).
▲혼자 딸이라 사랑을 독차지 했을 것 같은데?
=엄마는 매일 ‘딸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부르셨다. 딸은 제일 가까이서 챙겨주니까. 지금도 마사지 쇼핑을 같이 하며 친구처럼 지낸다.
지금은 내가 오렌지 카운티에 사는 데 현재 엄마가 살고 계신 버지니아에 살 때는 엄마 가까이 살고 싶어서 10분 거리에 살았다.
▲오렌지 카운티면 한인이 많은 LA 근처다. 한인 친구들도 많나.
=친한 친구들은 다 혼혈이다. 중국계, 필리핀계, 한국계, 스위스계 다양하다. 백인 흑인 황인종 다 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희한하게도 NBC TV의 에 출연하는 이들도 모두 혼혈이다.
▲왜 모델로 데뷔하기로 했나.
=내가 예술가의 심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것,개성 있는 것을 좋아한다. 늘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
열아홉살 때 이모-엄마랑 친해서 이렇게 부른다-가 사진 공모전에 낸다고 나를 피사체로 찍은 적이 많았다. ‘모델이 누구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모델로 데뷔해 보라고 해서 용기를 내게 됐다.
▲스스로 평가하는 자신의 매력은.
=항상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매력이라고 하더라. 어떻게 보면 아시아인 같고,달리 보면 이탈리안 같기도 하다는 말도 듣는다.
나는 패션 잡지 등에서 개성 있게 메이크업을 하고 머리 스타일을 한 클로즈업 사진이 마음에 든다.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다. 지금 메이크업도 내가 직접 했다.
▲몸매와 피부 미용의 비결은.
=집착을 버려야 한다. 개인 트레이너가 있어서 몸매 관리를 해 주긴 하지만 굳이 먹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지는 않는다.
마음이 편한 것이 제일이다. 하지만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고 생선과 야채를 많이 먹으려고 한다. 다행히 생선과 야채를 좋아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연기를 하면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 NBC TV의 는 모델과 연기를 병행하는 첫 작품이다. 의외일 지 모르지만 앞으로 드라마에서 진지한 역할을 하고 싶다.
글래머나 예쁜 여자로 그려지지 않아도 좋다.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진짜 사람을 연기하고 싶다. 코미디 등 개성 있는 역할도 하고 싶다. 나는 도전을 좋아한다.
▲ 미국에서의 앞으로 계획은.
=영화 에서 작은 역할을 맡았다. 제안도 많다. 정체성을 찾아 나서는 스무살 여성을 연기해달라는 독립영화도 들어오는 등 작품을 검토 중이다.
▲10년 후 자신의 모습은 어떨까.
=훌륭한 연기자가 돼서 상을 많이 받고 싶다. 이름을 걸고 자선사업을 많이 하고 싶다.
이재원 기자 jjsta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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